·1952년 해남 월송리 출생
·1986년 <동촌문학> 단편「도시의 불빛」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장편소설『침묵의 노래』,『바다 건너서』,『내가 너다』,『별보다 무거운 바람』,『그 이웃들』,『계단 아래』
·소설집『물살』,『발기에 관한 마지막 질문』,『무인시대에 생긴 일』,『개밥』,『은밀한 대화』,『흔들리는 불빛들』,『나비의 뼈』,『찢어진 밤』,『꿈을 지우다』
·산문집『흩어진 생각들』,『그 시간을 묻는 말』 외
·<창작문학상><한국문학 백년상><한국소설문학상><조연현문학상>을 수상했다.
K형!
까악 까우악~ 내지르는 검은 텃새들은 시도 때도 없이 며칠 째 저 지랄입니다. 햇살비친 역 광장에 내려앉아 푸드득거리는 비둘기들도 마찬가지.
생물은 본능을 위하여 발버둥 칩니다. 그 진화의 끝은 어디 일까요? 아등바등하는 슬픔조차 살아있는 몸뚱이 안팎에서만 가능할 뿐입니다.
이 소설의 인물들은 이리저리 얽히고설켜갑니다. 이들의 숨소리는 생애의 기억과 학습 속에서 작용했을 터. 아무렇게나 떠도는 피사체를 잡기가 어지러웠고, 나의 시선으로 타인을 들여다보는 일조차 두려웠습니다. 늠렬凜烈한 시기에 비루한 소설 따위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럼에도 어설픈 일에 또다시 손을 대고 말았군요.
언젠가, K형이 술주정하듯 넌지시 흘린 그 한 마디. 낡고 병들어 간 생멸生滅이 인간의 끈으로 이어져왔을 거라고! 결국 나는 어느 한 시기에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시계가 고장 나도 우주의 시간은 흐르겠지요.
세상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하고 졸작을 내보여 부끄럽습니다.
2018년의 봄볕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