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식민지 지배의 역사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문제를 이미 정해져 있는 방식인 식민지성악설로 잘라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 구체적인 사실을 쌓아나감으로써 식민지 지배가 가진 다면적인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내 보이는 방법을 취하고자 한다.
동시에 과거를 부정한다거나 단죄한다거나 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아시아와 일본, 미래의 아시아와 일본의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 필요한 실마리로서 식민지 도시의 역사를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이 과거를 알고 미래를 고찰하는 데에 일조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