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쳐 오면서 내가 목표로 삼았던 것은 소박했다. 학생들이 이전보다 시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 더 나아가 좋은 시를 더 잘 알아보고 더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나의 시 수업 목표였다. 이러한 생각은 시를 가르칠 때뿐만 아니라 시에 대한 글을 쓸 때도 가급적 견지하고자 하였다. 시에 대한 논의가 시와 시인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모두 이러한 의도에 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러한 생각과 의도에 따라 이 책의 내용을 설계하고자 하였다. 나의 바람대로,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시와 시인들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데 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