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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안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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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좋건 싫건, 나의 시대>

안병률

노안이 왔으나 숨겨진 텍스트를 찾는 데는 열심이다. 원고를 마주하는 순간을 여전히 좋아한다. 연세대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 석사를 졸업했고 성공회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특성 없는 남자 1-4』 『곰스크로 가는 기차』 『좋건 싫건, 나의 시대』 『차브』(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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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언어와 반언어> - 2026년 8월  더보기

독일어문학, 그 중에서도 오스트리아 문학을 전공했고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를 번역했던 나로서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활동했던 문인들에게 관심이 없을 수 없었다. 그 중 카를 크라우스는 빈의 문화를 다룬 책마다 등장하는 작가였고, 문제적 작가로 비중 있게 소개되는 인물이었으나 막상 그가 집필한 책들이 번역되지 않아 과연 어떤 작가이길래 이러한 주목을 받는지 늘 궁금했다. (중략) 오직 ‘풍문으로’ 전해지던 카를 크라우스의 글을 직접 번역하면서 이 작가가 당대의 엄청난 작가들에게 존경과 주목을 받은 몇 가지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그 중 무엇보다 절실하게 다가온 것은 크라우스의 풍자정신이다. 우리말로 풍자라고 하면 국어시간에 배웠던 해학이나 익살처럼 조롱을 동반한 웃음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제대로 된 풍자라면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이 있는 동시에 고결함에 대한 강한 의지가 동반돼야 함을 크라우스의 글은 잘 깨우쳐준다. 시인 김수영이 쓴 시구 중에 “풍자가 아니면 해탈”(「누이야 장하고나!」)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풍자가 얼마나 아슬아슬한 기법인지를 예감한다. 풍자가 본질을 벗어나는 순간, 해탈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풍자는 섣불리 다룰 수 없는 장치이며 자기만의 중심을 유지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힘든 기법이다. (중략) 너무나 독보적이어서 지독하게까지 느껴지는 크라우스의 글을 우리 독자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마음은 보람차면서도 두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현란한 문체와 독특한 언어유희 때문에 번역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평가받는 크라우스의 글이 과연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해질 수 있을까. 단 하나의 언어도 헛됨 없이 촘촘하게 빚어낸 크라우스의 언어를 최대한 우리말로 풀어보고자 했으나 넘어서기 힘든 한계가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크라우스가 세상에 맞서 전하고자 했던 촌철살인의 풍자정신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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