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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정규철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전라남고 화순

최근작
2026년 8월 <학탄여적>

정규철

한말 전라도 동복현 내서면 학탄리에서 나다. 전남대 사학과 졸업. 전대사대부중고, 전남여고 등 36년여 교단에 서다. 1980년 5·18항쟁으로 1년간 투옥. 현재 아카데미 학여울 이사장. 저서 『역사의 수레를 밀며』, 『역사 앞에서』가 있다.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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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역사 앞에서> - 2012년 7월  더보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집 근처에 조그마한 공부방 하나를 마련하고 ‘학여울서실??이라고 팬액하였다. 학여울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마을 이름이다. 적벽강 어귀에 가지런하게 다듬어진 들녘을 끼고 들어앉은 산 아래 동네인데 그 옛날 동복현 내서면 학탄鶴灘리에서 유래한다. ??지실芝谷??이나 ??달아실月谷??에서 보듯이 ??여울탄??자만을 풀어서 학여울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언덕 위엔 송림이 울창했고, 그 소나무에 깃들어 자던 학이 맑음을 이기지 못하여 가끔씩 군무群舞를 펼치거나 여울에 내려가 엉금엉금 걷다가는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이 가히 선경이었다. 지금은 동복댐 건설로 말미암아 마을이 물속에 잠겨버렸지만 언덕 위 노송老松은 옛 그대로 독야청청이다. 5백여 년 동안 선조들이 지켜온 삶의 터전인지라 선산을 돌보기 위해 가끔 드나드는데 그때마다 깊은 감회에 젖곤 한다. 마을지라도 하나 남겨 놓았더라면 이때까지 지나온 자취를 더듬어 살필 수 있으련만 선인들의 지혜는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여 아쉽기만 하다. 읍지邑誌가 유일하게 고을의 역사를 전하고 있긴 하지만 지방사地方史라 할까 지역의 역사에 눈을 뜬 것은 조선후기의 일이어서 그 이전 시대는 알 길이 없다. 뒤늦게라도 각 지방에서 관찬이나 사찬으로 읍지라도 편찬되었으니 망정이지 그도 없었더라면 얼마나 황량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역사적 존재이다. 자기 시대를 통찰할 수 있는 역사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삶에 있어서 더 할 나위 없이 소중한 가치이다. 우리들의 현재는 먼 과거에서 아득한 미래로 이어 나가는 무궁한 시간의 한 토막이므로 현재를 똑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지난 시대의 기록은 한 나라의 문명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내게 선대에서 간직해온 소중한 문적文籍들을 조부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6?25난리 통에 피난을 다니면서도 그것들을 대고리에 담아서 지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고리를 닥나무 종이로 겹겹이 발라 그 누구도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밀봉해 둔 것을 내 손으로 개봉해 놓고 보니 두루마리로 된 문서와 문집, 사서史書들이 가득이었다. 손때가 묻고 닳아서 헌 책 중에는 『동국사략東國史略』 현채玄采 저(광무 10년 1906년)와 『교정전운옥편校訂全韻玉篇』 상上?하下권, 『규장전운奎章全韻』 2권 1책(1800년, 정조24), 『사요취선史要聚選』 5권 4책, 『권이생權以生편』(1674년 숙종5)도 들어 있었다. 사요취선은 중국 고대에서 명나라 영명왕까지 중요사항을 역대의 사서에서 뽑아 모은 책이다. 이 책들을 한동안 서가에 꽂아두고 가보로 간수해오다가 서실을 낸 뒤로 문집류들만을 보듬고 다니면서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우리 겨레의 삶의 기록이며 소중한 문화유산이므로 이를 국역하여 선조들의 사유思惟세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였다. 그게 내게 부하된 책무요 서책을 고이 간직해주신 조부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중 일부는 2002년에 발간된 『역사의 수레를 밀며』에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시문詩文만 뽑아서 한데 묶고 저자가 신문지상이나 문화단체 소식지, 학술지 등에 기고했던 글을 더하여 단행본으로 엮기에 이르렀다. 의당 윗분들의 글을 앞에 내세워야 하나 그 가운데는 자료적 성격의 글도 적지 않아 반대로 편집하였으니 그저 송구스러울 뿐이다. 젊은 시절에는 교육하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나이 들어 책과 벗하니 심사가 어지럽지 않아서 좋다. 근래전득안심법 만학송풍침상문近來傳得安心法 萬壑松風枕上聞이라고나 할까. 깊은 산중에 숨지 않았어도 도심 빌딩 숲에서 솔바람 소리를 듣는다. 창밖에는 예전에 재직한 바 있는 여학교가 있어서 문만 열면 교정으로부터 풋풋하고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고, 머리가 무거울 때면 멀리 무등으로 눈을 돌린다. 산 너머 남촌 학여울에는 은빛물고기들이 물살을 가르고 있을 것이다.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신세를 졌다. 「어린이를 위한 노래」를 현대문으로 풀어주신 국문학자 김재수 교수와 전남대 박건주 박사, 인권교육원 지봉엽 선생, 그리고 원고 정리와 교정 등 어려운 고비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자부 윤수영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농업기술자협회 일로 영일寧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내방하여 격려를 아끼지 않은 이천以天 장창환張暢桓 동지와 심미안 대표 송광룡 시인에게도 특별히 고마운 인사를 드린다. 범대순 선생님께 분에 넘치는 광영을 입었다. 길이 청복 있으시기를 충심으로 기원 드린다. 2012년 5.18 32주년을 맞으며 동명동 학여울서실에서

- 책을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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