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예순 중반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한평생 조경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다. 흙의 결을 읽고, 나무의 숨을 살피며, 계절이 바뀌는 자리에 오래 몸을 두고 살아왔다. 수많은 수목과 더불어 일해 온 세월은 그에게 단지 직업의 시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마르고,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자연 속에서 배워 온 깊은 시간이었다.
그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평생대학원에서 경영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장의 손끝으로 삶을 익히고, 배움의 자리에서 생각의 폭을 넓힌 그는 자연과 인간, 일과 사유를 함께 품고 살아온 사람이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실천의 시간 위에 삶을 바라보는 성찰이 더해지면서, 그의 글에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선 잔잔한 통찰이 스며들게 되었다.
여러 수목에 관한 일을 맡아 오며 그는 나무마다 저마다의 품성과 운명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나무는 견디는 법을 가르치고, 어떤 나무는 비우는 법을 가르치며, 또 어떤 나무는 늦게 피어도 끝내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을 보여 준다. 그래서 그의 산문은 나무를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사람을 이야기한다. 가지와 잎, 꽃과 열매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자신의 생애와 상처와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그는 한 걸음 물러나 여유롭게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는 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그 돌아봄은 쓸쓸한 회고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래 일하며 스쳐 간 나무들과 계절들이 그의 안에서 다시 살아나 조용한 위로가 되고, 그 위로는 독자에게도 건너간다. 그의 문장은 크지 않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오래 남는다. 서두르지 않고, 과장하지 않으며, 삶의 뒤편에서 비로소 보이는 진실을 천천히 건네기 때문이다.
이 산문집은 조경의 현장에서 평생 자연과 함께 살아온 한 사람이, 나무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고 마침내 자신의 생애를 다정하게 매만지며 써 내려간 기록이다. 그러므로 이 글들은 식물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삶에 대한 고백이며, 지나온 시간을 향한 성찰이자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향한 조용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