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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법효

법효

이 책의 저본은 당나라 현장 법사가 649년에 옮긴 한역본이다. 오늘날 절에서 독송하는 한글본을 가져다 쓰지 않고 한문 원문에서 직접 우리말로 옮겼다. 같은 구절이라도 옮긴 사람이 다르면 결이 달라지고, 그 결이 곧 해석이기 때문이다.
반야심경에는 소본과 대본 두 갈래가 있다. 현장이 옮긴 것은 소본으로, 설법의 배경을 두지 않고 곧바로 관자재보살에서 시작해 주문으로 끝난다.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읽는 것이 그 이백육십 자다.
읽는 원칙은 세 가지로 두었다.
경문의 순서를 바꾸지 않을 것. 다른 경전을 끌어와 섞지 않을 것. 그리고 한 구절도 건너뛰지 않을 것.
짧은 경일수록 좋은 대목만 골라 읽기 쉽다. 색즉시공은 널리 알려졌으나 그 바로 다음의 공즉시색은 잘 다루어지지 않고, 부증불감과 무노사는 이 경의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대개 지나쳐 간다. 이 책은 그 지나쳐 온 자리에 오래 머문다.
공(空)을 없음으로 옮기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다. 없다고 옮기는 순간 이 경은 세상을 부정하는 글이 되고, 그것은 이 경이 하려는 말과 정반대가 된다.
오랫동안 경전과 옛글을 읽어 왔다. 그 글들이 학문의 자리에도 수행의 자리에도 놓여 있으나, 정작 그것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리는 따로 있다고 보았다. 오십을 지나며 잃는 것이 늘어나는 사람의 하루다. 이 책은 그 자리를 위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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