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들은 자극적이지도 맵지도 짜지도 않은 채소 반찬 같은 언어로 차려진 소박한 밥상이다. 누군가에게는 참 슴슴하고 멋없게 다가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해도, 나의 시들은 언어가 된 나의 숨소리이자 체온이며, 눈빛이고 지문이다.
누구와 비교하거나 더 잘 쓰지 못해 아쉬워할 마음은 애초에 없다. 모든 생명이 그렇듯, 나도 세상이라는 들판에 씨앗 한 알로 떨어져, 그저 살아내기 위해 살 수밖에 없었다. 시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난 연결의 흔적이며, 매 순간 시간이 입력해 둔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