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바디스(EcoVadis)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필자는 솔직히 당황했다. 2019년이었다. 오랫동안 ESG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ISO 인증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수없이 다뤄왔지만, 에코바디스는 달랐다. 평가 방식도, 요구하는 문서의 결도, 점수가 매겨지는 논리도 기존과는 달랐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웠던 건 따로 있었다. 한국어로 된 실무가이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장의 질문은 넘쳐나는데, 그 질문에 답해주는 책이 거의 없었다.
지금 글로벌 시장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바뀌고 있다. BMW, 지멘스, 로레알 같은 글로벌 고객사들은 이미 협력사 선정기준에 에코바디스 등급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삼성, 현대·기아, LG 등 주요 그룹사들이 1·2차 협력사에 에코바디스 평가결과 제출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EU는 공급망 실사를 법으로 의무화했고,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은 수출 기업의 비용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이제 에코바디스 등급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입찰 자체가 안 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이 변화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후 필자는 수십 개 기업의 에코바디스 대응을 직접 도왔다. 자동차 부품사, 화장품 기업, 전자부품사, IT 기업 등 규모도 업종도 달랐지만, 현장에서 마주치는 질문은 놀랍도록 비슷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죠?”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건데, 왜 점수가 안 나오는 거죠?”
“90일 안에 실버 등급은 가능한가요?”
그 질문들이 이 책을 쓰게 만들었다.
이 책은 에코바디스를 처음 접한 실무 담당자가 혼자서도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평가구조를 이해하는 것부터, 분야별 고득점 전략, 실무 체크리스트, 실제 기업 사례까지, 이론보다 현장에서 실제로 통
했던 방법들을 담았다. 이 책을 학습하기 위한 관련 용어들은 책 뒤 부록에 수록된 ‘주요 용어 해설’을 참고하기 바란다.
한 가지만 미리 말해두고 싶다. 에코바디스(EcoVadis)는 어렵지 않다. 다만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이 책이 그 차이를 좁혀주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