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여름을 건너가며
부모, 자식, 손자로 이어지는 다난한 삶의 여정에서, 유일한 위로는 책을 읽는 시간이었다. 화려한 문체는 아니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진솔한 글은 정겨움으로 다가와 힘든 마음을 다독여 주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책에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았다. 책은 나의 벗이 되어 각진 마음을 둥글게 다듬어주었다.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시야도 넓어졌다. 책을 읽으며 만난 친구, 산책하며 함께한 나무와 꽃은 어느새 일상에서 길어 올린 문장으로 삶의 이야기가 되었다. 남의 글을 읽다가 마음으로 이어진 글은 다양한 삶의 무늬가 되어 차곡차곡 쌓였다. 생각은 쉽게 사라지지만 순간을 글로 적어두면 오래 머문다.
머무는 글을 남기고 싶었다. 오래전부터 책으로 엮어 세상 사람을 만나려고 기웃거렸다. 머뭇거리기도 했다. 그러다 용기 내어 책 세상의 언저리가 아닌 문을 열고 안으로 조심스럽게 한 발 얹어 본다. 호기심, 설렘, 두려움 뒤에 감출 수 없는 얼굴로 미소 지으며.
책 한 권을 내기까지 힘들었다. 출간을 왜 출산에 비유하는지도 알았다. 경험의 언어가 모여 만든 책으로, 출산 뒤에 오는 희열을 맛보고 싶다. 마음이 무거운 날에 책을 읽으며 위로받았듯이, 내 글을 읽는 이에게 힘이 되기를 욕심부려 본다.
‘책 나왔어요,’ 하늘에 계신 엄마께 가만히 속삭인다. 내 글쓰기의 시원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2026년 7월
현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