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자신의 빈터에서 사유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흔들리고 막막하고 다투고 쓸쓸한 날들도 있겠지요. 그럴 때 빈터나 오래된 무덤에 들리거나, 석탑이 있는 옛 절터나 도시의 성곽길에서 또 그곳이 아니더라도 어두운 방 바깥으로 나와 흘러가는 것들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분들과 저는 이제 소설 바깥으로 나와 일상을 살겠지요. 예와 루이, 가언과 석우가 만났던 환상이 가끔은 우리에게도 날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들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에 불쾌한 기분을 잠재우고, 나무마다 새로운 형태를 보고, 나뭇잎의 피고 지는 각자의 리듬을 듣고, 석탑의 우직함을 만지고, 부서진 한 줌의 흙냄새를 맡으며, 지나가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같이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러다 머무르지 않는 것에 분노도 예외일 수 없다는 자연의 흐름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아슬아슬하게 화해하며 살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