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와 살았지만
한 번도 완전히 떠난 적 없었다
바람이 불면 먼저 떠오르는 골목이 있고
물빛을 보면 저절로 겹치는 바다가 있었다
그곳에는 늘 부모님이 계셨고
말보다 먼저, 건네지던 마음들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조금씩 그들을 닮아 갔다
어느 사이에 같은 눈빛, 같은 방식으로
마음을 건네고 있었다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더듬어 가는 길이며
그 길 위에서 다시 만난 마음과
그곳에서 오래 머무러고 싶은 마음이다
2026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