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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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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건설자 정주영이 말하다>

김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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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 정주영이 말하다> - 2026년 6월  더보기

건설을 위해 태어난 사람 아산 정주영(峨山 鄭周永)에 대한 종래의 평가는 그가 일구어 낸 현대그룹을 근거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역사라는 틀 속에 넣었을 때 그에 대한 평가는 보다 단순하고, 명쾌해진다. 아산은 현대 한국의 건설자, 유교문화의 계승자,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해 주는 가교의 역할을 가장 성실하게수행한 사람으로 기록될 것이다. 아산이 우뚝 설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은 ‘파괴’라는 한마디로 특징지을 수 있다. 한반도는 식민지와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속에서 모든 것이 철저히 파괴되었다. 살 집도, 제품을 생산할 변변한 공장도, 배울 학교도 무너지고 없었다. 아산은 인간에게 무(無)보다도 가공할 두려움을 주는, 파괴로 얼룩진 시대에 건설을 외치며 현장에 몸을 던졌다. 길을 만들고, 다리를 놓고, 공장을 세웠으며, 자동차를 만들고, 배를 건조했다. 옥토를 일구어 내는가 하면 학교와 병원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건설자로서 아산이 훗날 세계 역사에 기록될 수 있는 까닭은 20세기야말로 인류가 가장 철저히 파괴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의 끊임없는 내전에 인간의 두뇌와 정열이 소모되고, 그 결과는 처절한 파괴와 허탈감이었다. 따라서 건설자의 위상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아산은 20세기 대역사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 공사의 성공적인 수행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건설의 신화를 심었다. 폭약이나 탱크, 총을 만들어 돈을 번 것이 아니라, 생산과 생활을 위해 건설했고, 궁극적으로는 통일된 조국의 건설을 염원했다. 서구의 개인주의에 입각한 기업 경영론이 전후 세계를 휩쓸 때도 아산은 가족주의적 유교 방식을 고집했다. 현장 근로자들과 같이 식사하는 것은 물론, 함께 씨름하고 노래하기를 즐겼다. 때로는 동생이나 자식들에게 대하듯 엄하게 꾸짖기도 했지만, 화목으로 끝을 맺고자 노력했다. 아산의 유교적 경영은 막스 베버가 동양 사회의 후진성이 유교로부터 비롯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발전과 유교의 긍정적 역할에 대한 새로운 평가는 날이 갈수록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인식 전환이 이뤄진 계기가 바로 아산등이 이루어 낸 동아시아의 경제 기적 때문이라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아산의 삶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수많은 신화를 만들어낸 창조적 기업인으로서, 올림픽을 유치하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남북을 오갔던 경륜가로서, 언론기관과 학교와 병원을 세운 사회사업가로서, 농토를 개간한 농부로서, 연령과 신분을 초월한 대중들 속에서 즐거워하며 수줍어하던 진실한 인간으로서 그는 줄기차게 새로운 것을 향해 도전을 거듭했다. 시대를 앞질러 가는 파격과 혁신으로 많은 시련도 겪어야 했다. 아산이 진실되고 자연스럽게 행했던 파격과 시련은 개인적 경험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의 규범을 형성하는 토양이되었다.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도했던 행동들이 새로운 시대에 일상적인 규범이 되었기 때문이다. 능력보다 성실과 인간성을 중요시하는 인사원칙, 국경선은 물론 분단과 냉전의 장벽을 넘나드는 행동은 더 이상 파격이 아니게 되었다. 아산은 고뇌와 시련 속에서 세기와 세기를 연결해 주는 역사적 가교의 역할을 자임했고 성실히 수행했다. 지금도 아산의 도전과 혁신은 각 분야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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