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아름, 그리고 아르미 '아르미'는 제 이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아'는 밝고 맑은 빛, '르'는 흐름과 성장, '미'는 아름다움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아르미는 제게 '밝게 성장하며 아름다움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아름답다'는 말이 좋았습니다.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 아름다움을 전하는 사람, 아름답게 성장하는 사람, 그리고 아름다움이 흐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하나의 형용사였을 그 단어가, 저에게는 오래도록 삶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 같은 것이었습니다. 목회자 가정의 딸로 자라며 저 는 여러 번의 이사와 전학을 경험했습니다. 새 학기, 새 교실, 낯선 얼굴들 앞에서 매번 처음부터 저를 소개해야 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고무줄을 할 줄 몰라 혼자 엎드려 있던 아이, 밥을 함께 먹을 친구가 없어 컵라면을 사두고도 혼자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아이가 바로 저였습니다.
그 시간은 분명 외롭고 서툴렀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 낯섦과 기다림의 시간은 저에게 사람들의 마음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힘을 조용히 길러 주고 있었습니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다고 느끼던 그 순간들 속에서, 저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 그리고 마음의 결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갔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며 저는 처음으로 저 자신을 향한 믿음을 경험했습니다.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낮았던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가능성을 먼저 믿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상담학을 공부하며 사람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법을 배웠고, 그 시간은 지금의 저를 이루는 중요한 뿌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이해하고 받아주는 그 사람 앞에서, 저는 저 자신도 몰랐던, 사랑받고 싶은 마음의 크기를 알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는 또 한 번 새로운 저를 만났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마다, 사실은 엄마인 저도 함께 태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삶은 그 후로도 여러 얼굴의 계절을 건네주었습니다. 신앙 안에서 이론이 아닌 삶으로 경험한 행복,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시간 속에서 오히려 더 자유롭게 여행했던 우리 가족, 그리고 낯선 나라 캐나다에서 또다시 전학생이 되어야 했던 순간들.
그곳에서 저는 혼자 아이들을 돌보고 일하며 제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동시에 사랑이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아니라 다름을 품어가는 일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부부로서 가장 힘겨운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저는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마흔이 되어서는 몸이 저에게 가장 정직한 편지를 보내오기 시작했습니다.
늘 건강하다고만 믿어왔던 저의 몸이 처음으로 신호를 보내왔고, 그 신호는 저를 더 깊이 저 자신을 돌보는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렇게 삶의 계절들을 하나씩 지나오며, 저는 한 가지 질문을 오래도록 품고 살아왔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화려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하루 속에서 하나씩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질문은 저를 제 안에 있는 아름다움으로 이끌었습니다.
저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삶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사랑합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등굣길, 누군가의 진심 어린 한마디, 오래된 추억이 담긴 사진 한 장, 가족과 함께하는 식탁의 온기 같은 순간들 말입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한 사건이 아니어도 그 순간들 안에는 언제나 조용한 아름다움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름다운 순간과 마음의 결을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글로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들어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전학생으로, 혼자였던 아이로 지내며 배운 것들이 지금은 누군가의 곁에 조용히 머무는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저는 글을 쓰며 성장합니다.
조금 더 사랑스럽게, 조금 더 자유롭게, 조금 더 차분하게, 조금 더 나답게. 완벽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기보다, 매 순간 조금씩 저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이미 아름다움입니다.
삶이 흘러가는 모든 계절 속에서 저는 아름다움을 모으며, 오늘도 아르미를 만나러 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