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학교 “토종지킴이”를 시작하며
“양평 어린 농부의 꿈”
서울 샘이던 내가 시골 샘이 된 지 어느덧 여섯 해. 매년 학기초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지만, 그동안 양평에서 “농부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다. 왜 시골아이들도 도시의 아이들과 똑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3년 전 과학교과 전담을 맡으며 고추, 방아주, 강남콩 등을 키우기 위해 여러 식물을 직접 기르기 시작했다. 한때는 과학사에서 방아주와 강아지풀을 17,000원에 구매할 고민도 했었다. 알고 보니 들녘에 지천으로 널린 풀들이었다. 지금은 풀들이 조금씩 보인다. 실험으로 심어본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고 한살이 하는 모습에 감동했고 우연히 얻은 토종 ‘검은 땅콩’을 아이들과 심어 가꾼 것이 ‘토종 씨앗 생태지킴이’ 활동의 시작이 되었다.
농사는 결국 “풀뽑기”다. 아이들도 처음엔 나처럼 풀과 작물을 구분하지 못해 순식간에 모두 뽑아버리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건 제가 손수 키워 얻은 씨앗이에요”라고 말한다. 논 농교 풀도 모르는 서울 샘과, 생태 처음 풀을 뽑아본 시골 아이들, 그리고 생태농사를 아시는 신원리 농부님과 함께 무모하지만 설렘으로 ‘토종 씨앗 지킴이’를 시작해 보았다.
그렇게 지난 봄부터 여름, 가을에 걸쳐 씨앗과 아이들이 함께 자라났다. 이 작은 시작이 언젠가 ‘양평의 어린 농부’라는 새로운 꿈으로 이어져, 토종을 지켜 내는 진짜 농부로 자라나길 소망해 본다.
- 양평에서 경원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