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다. 어릴 적부터 “복 달아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어느 날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아, 정말 복이라는 것이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머물까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머무는 온기에 복이라는 이름을, 떠난 자리에 고이는 그늘에 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들을 좇다 보니 한 권이 되었다.
무언가를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오래 보는 사람에 가깝다. 무엇이 지나갔는지보다 무엇이 남았는지를 먼저 본다.
『빈자리의 온도』는 그 조용한 시선이 모여 만들어진, 떠난 자리에 남는 작은 온기들을 따라 걸은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