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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내기가 지방 도시 교단에 불시착한 지 꽤 됐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며 질리도록 공부를 마쳤건만, 인생은 늘 예상 밖의 출구로 빠져나가는 법. 어느 날 짐을 싸 들고 지방 도시에 내려와 교사로 살기 시작했다. 우연히 상록수문학 시인으로 등단하며 '나도 시인'의 타이틀을 얻었지만, 현재는 시(詩)보다 시(試)험이 먼저인 입시 현장에서 학생들과 매일 치고받는 중이다. 시인의 감성은 잠시 서랍 속에 묵히고, 지금은 아이들의 성적표와 씨름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 아이들, 점수 말고 마음이 더 복잡하구나.' 그 깨달음 하나로 지금은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을 공부하는 중이다. 가르치는 사람에서 들어주는 사람으로, 현재 진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