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본능으로 거리를 헤매던 날라리 10대 시절을 거쳐, 캠퍼스의 신종 딴따라로 노천극장 흙먼지 속을 뒹굴던 20대 시절을 지나, 성공한 IT 기업가로 20여 년을 살며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굳게 믿었다. 6대 장손인 아들이 태어났을 때는 더더욱.
아들이 네 살 되던 해 중증자폐인 아들의 장애인 등록을 했고, 아들이 일곱 살 되던 무렵 ‘나홀로’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2025년, 아들이 스물여섯 살 되던 해 치매와 뇌경색을 앓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여명 6개월의 간암 말기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전생에 나라를, 아니 우주를 팔아먹은 게 분명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질 아들의 살 집, 살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대한민국 어디에도 아들을 받아줄 곳 없다는 사실에 번번이 좌절하며 독이 오를 대로 오른 그때, 아빠와 아들의 생에 반전이 시작되었다.
가문의 족보에 적힌 글자들
旌善全氏 石陵君派 五十二世 五代宗孫
父 全光洙 母 金健順 子 全濟遠
생의 이력에 새긴 글자들
1962년 공주 産 서울 生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卒
IT 법인 ㈜오름아이텍 대표이사 25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