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23년 차 방송 엔지니어입니다. '못으로 쓰기엔 뭉툭하고, 망치로 쓰기엔 뾰족한' 글 재주를 가졌습니다. '글만 잘 쓰는 아이'란 비아냥은 가끔 들었지만, 돈 내고 제 글을 사겠다는 이는 없었습니다. 어줍지않은 습작들로 '천하제일 문예회'도 기웃거려 봤지만, 벽만 확인하고 말았습니다. '말 할 자격'을 원하신다면, 안타깝지만 갖추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보는 눈이 있고, 듣는 귀가 있고, 엮는 머리가 있으니, 시나브로 쌓이는 글과 굵어지는 문장들이 생기더군요. 목구멍까지 잉크가 차오르니, 하나 둘 종이 위로 글이 되어 나오더군요. 이것이 '화자'보다는 '청자'를 위한 글이란 확신이 들었을 즈음, 조금 뻔뻔해지기로 했습니다. '말할 자격'은 후불로 지불하기로 말입니다. 별 볼일 없는 이 책에서, 가능성을 읽어내시는 '모험가'들에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