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성이 왕씨(王氏)인 정언 선사는 허주(許州) 장사(長社) 출신으로 금나라가 중국 화북 지역을 점령했던 시기에 일생을 보냈다. 9살 때 자복(資福)선원으로 출가하였다. 10년 정도 머문 뒤 개봉(開封)으로 옮겨 가 호공(浩公)에게서 『성유식론』, 『인명론』 등 유식학을 배웠고 21살 때부터 강의를 하였다.
자신이 점점 교학에 매몰되어가는 것을 자각하고 회의를 느끼자 자조(慈照) 선사를 찾아가 선(禪)을 수행한 결과 스승에게 인가를 받았다. 선승으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면서 당시 주요한 선종 사찰들의 주지를 맡았다. 용천사에 머문 지 3년 만에 입적하였다. 상좌로는 법경(法慶), 중정(重靖), 사안(師安), 행수(行修) 등이 있고, 재가 제자도 천여 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