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익명성 기반 번역 듀오. 험난한 번역 생태 속에서 스스로의 종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공모하게 되었다. 일대일 대응이나 표준적 정확함을 추구하는 작업으로서의 번역, 혹은 단지 과거를 현재로, 낯선 곳을 익숙한 곳으로 옮기는 방식이 아닌, 미래를 향하는 삶의 감각을 다시 구성하는 아방가르드 실천으로서 번역을 사유하고 움직이려 한다.
『울림들』의 텍스트를 번역하면서... 글들이 명료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기보다, 어떤 체험을 유도한다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습니다.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신비로운 상징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된다기보다는 직관적이고 음악적인 흐름을 따르는 듯한 이 책의 문장과 단어를 의미로 포획하려 하지 말고, 단어와 단어, 단어와 이미지,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의 공백이 만들어내는 박자와 진동을 자연스럽게 타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