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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평담 배해익

평담 배해익

6·25 전쟁이 끝난 지 불과 몇 해 되지 않은 경북 성주의 작은 시골마을 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보릿고개라 불리던 시절, 늘 배고픔과 함께였지만, 가난은 오히려 나에게 배움의 간절함을 심어주었다.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산업 근대화의 기수가 되고자 했으나, 마음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학구열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며, 실험실과 도서관을 오가던 청년 시절을 보냈다. 사회에 첫발을 석유화학회사의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그리고 QA/QC 부장으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 녹록지 않은 직장 생활 속에서도 학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낮에는 연구와 관리 업무를, 밤에는 공부를 이어가며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대학에서 분석화학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제자에게 학문의 길을 안내했다.

그러나 나의 삶을 가장 크게 바꾼 것은 학문이나 직장이 아니라 병이었다. 오십 대 후반, 전립선암과 흉선암, 폐암이라는 무거운 시련이 연이어 찾아왔다. 가슴과 배를 가르는 네 번의 대수술, 그리고 10여 년에 걸친 투병의 나날은 나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붙잡고, 참나를 찾는 길에 깊이 들어갔다. 몸은 고통스러웠지만, 마음은 점차 투명해졌다. 연구자이자 교사였고, 동시에 불교문화 해설가이기도 했던 나는 통도사와 석남사에서 15년간 자원봉사로 불교문화 해설을 하며, 삶의 지혜를 나누었다. 연구실에서, 강의실에서, 그리고 병상 위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가르치고, 깨닫는 여정을 이어왔다.

저서로는 전문 서적과 삶의 성찰이 함께한다. 『NCS 석유화학 품질관리』, 『제조화학』, 『수질 및 토양 환경 분석법』, 『손과 눈으로 따라하는 석유화학품질관리』, 『피리딘 염기류의 합성에 관한 연구』 등 화학 연구와 산업 현장을 위한 실용서들이 있는가 하면, 『인생은 마음 여행』,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다.』와 같이 수행과 성찰을 담은 에세이들도 있다. 학문과 수행, 연구와 글쓰기가 하나로 어우러진 나의 삶은, 독자들에게 “삶은 끊임없는 공부이자 마음의 여정”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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