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트루먼 카포티 펠로로 시를 공부했다. 공동 번역한 『이상 선집』(Wave Books, 2020)으로 미국 현대어문학회가 수여하는 알도·잔 스카글리오네 문학 번역상을 받았다. 2024년 미국 국립예술기금 번역가 펠로로 선정되었으며, 2026년 김혜순 시인의 『않아는 이렇게 말했다』를 영어로 옮겼다.
첫 영문 시집 『호커스 포커스 보거스 로커스Hocus Pocus Bogus Locus』(Black Square Editions, 2025)를 냈다. 현재 문예지 《매사추세츠 리뷰》의 시 번역 편집자로 활동하며, 데이비슨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읽는 방식 또한 조금 다르게 요구한다. 가능하다면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통독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시집은 각각의 시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흐르는 리듬과 감각의 곡선을 몸으로 겪을 때 더 분명하게 열리는 부분이 있다. 그다음에는 ‘튜링 테스트’ 연작만을 따로 모아 읽어보아도 좋겠다. 그러면 질문과 응답이 만들어 내는 긴장, 판별과 저항의 구조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근일점: 손길의 역사’ 연작을 하나의 독립적인 서사시처럼 읽어볼 수도 있다. 달의 이름과 계절의 감각, 사랑의 여러 위상을 따라가다 보면, 이 시집이 단지 기술과 이론의 언어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은 정서적 파동을 품고 있는지 새롭게 느끼게 된다.
프래니 최의 사이보그는 어쩌면 〈터미네이터 2〉에서 미래로부터 돌아와 인간을 구하는 새로운 T-800에 더 가까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우리를 구원하는 방식은 폭력이 나 파괴가 아니다. 그는 우리 안의 오래된 언어 체계를 흔들고, 굳어버린 감각을 다시 켜며, 인간성이라는 이름 아래 밀려나 있던 것들을 새로운 접속 속으로 불러낸다. 그의 시는 과거와 미래에서 동시에 도착해, 지금 이곳의 언어를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그리고 묻는다. 역사적으로 구성된 몸을, 지금 우리가 가진 이 언어를, 우리는 어떻게 다시 코딩할 것인가. 이 번역이 그 물음 앞에서 작동하는 하나의 작은 재부팅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