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스무 살이 넘으면서 세상이 정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태어나 처음으로 교과서나 문제집이 아닌, ‘책’이라는 것을 읽기 시작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과 무지의 벽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러던 중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서 접하게 된 ‘복잡계 패러다임’은 나의 공부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세상을 부분적이고 분절적으로 이해하지 말고, 전체적이고 통합적으로 바라보라! 맹인모상(盲人摸象)의 비유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눈먼 장님들이 코끼리를 제각각 만지고, 각자 자신이 느낀 부분만을 말하는 모습 말이다.
이처럼 세상을 부분적으로만 이해하는 공부의 한계를 절감한 뒤, 나는 참으로 다양한 지식의 영역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수십 년을 그렇게 기웃거려도 아직 코끼리의 본 모습이 어떠한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코끼리의 정면, 옆면, 윗면, 뒷면을 쉼 없이 탐구한다.
이러한 여정 속에서 유학원 강사디렉터, 온라인 교육센터의 대표강사, 대학 시간강사, BK21 책임연구원, 중국 인바운드 관광회사의 전략기획 이사 등 여러 명함을 잠시씩 거쳤고, 지금은 ‘지식해설가(知識解說家)’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폼을 잡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초보 공부쟁이’ 혹은 ‘초보 공부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부에 관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내가 어째서 감히(?) 책을 내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분명하다. 낯선 공부 앞에서 좌절하는 분들에게, 나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동반자의 마음으로 손을 내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강의 현장에서 만난 분들의 고민과 좌절,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나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