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들판에 피어나는 야생화를 마음속에 담아 두고, 수시로 꺼내 보는 즐거움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다 올 봄, 충남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마음속에서만 가꿔오던 꽃나무들을 옮겨 심을 소중한 터를 얻었습니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한 포기씩, 한 그루씩 글의 정원으로 옮겨 심기 시작했습니다.
이 세 번째 수필집이라는 ‘글밭’에 꽃을 옮기는 과정에는 남편의 정성 어린 도움이 컸습니다. 평소 꽃에 대해 나누던 대화를 기억했다가, 미처 준비하지 못한 꽃 사진을 찍어와 깜짝 선물로 건네주곤 했습니다. 남편과 내 휴대폰에는 꽃 사진이 가득 차 ‘저장 공간 부족’이라는 경고가 수시로 뜨지만, 그만큼 우리의 열정이 빼곡히 쌓인 것 같아 마음만은 풍성하고 뿌듯합니다. 또한, 우리 집의 활짝 핀 꽃인 삼남매와 사위,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손녀는 제가 글 꽃을 더욱 싱싱하게 피워낼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자양분이었습니다.
어떤 시인은 ‘어리석은 사람은 서두르고, 영리한 사람은 기다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정원으로 간다’며 꽃 가꾸는 이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꽃을 가꾸는 사람이 현명해서라기보다,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누구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