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겨울부터 나는 고양이 B와 함께 살게 되었다. B와 살면서 나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생각과 경험들을 조금씩 쌓아온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인간이지만, 어떻게 해도 고양이는 될 수 없지만, 인간 너머의 것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분명하다. 노묘인 B는 언제 무지개다리를 건너도 이상할 게 없다. 그사이에 내가 질병이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지 않아서, B의 삶을 끝까지 지켜볼 수 있길 바란다. 무척 슬프겠지만 그 슬픔은 오직 인간의 몫일 테니까.
그러니 미래의 슬픔을 현재에 끌어올 이유도 없다. 이 소설이 펫로스를 겪은 과거의 누군가에게도, 펫로스를 겪고 있는 현재의 사람들에게도, 펫로스를 겪을 미래의 우리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