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지난 낡은 시까지 추려 모아 첫 시집을 펴낸다. 인생이 아름답지 않았으니 시 또한 그러지 않겠는가. 상한 영혼아! 질그릇 인생아! 다시 시작하자 울지 말자! 시는 지치고 삶은 깨져버린 아비로 인해 눈물 삼키며 성장의 강을 건너온 내 삶의 동지였던 두 아들아 아비의 죄를 사죄하련다. 아비의 사죄를 받아주렴. 시와 눈물에 속아주면서 돕는 배필이 되어준 아내와 엄마의 뜻에 순순히 따라준 딸에게도 용서 구하련다. 시를 못 쓸 뿐 아니라 진지한 인생이 아니었으면서도 외롭고, 쓸쓸하고, 아픈 척 했던 죄 또한 뉘우치련다.
- 햇살 따스한 평온의 뜨락에서(taji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