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부엌 베란다에서 울퉁불퉁 못생기고 싹이 난 감자를 만났습니다.
너도 못쓰게 되었구나. 못생기고 싹이 난 감자가 어쩐지 제 자신 같았습니다.
아이의 반찬으로 쓸 수는 없겠지만 저와 닮은 그 녀석을 차마 버릴 수 없었습니다.
흐르는 물에 흙을 씻어내고 뾰족뾰족 돋아난 싹을 털어내고 나니 감자는 그냥 감자였습니다.
불량감자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죠.
불량감자는 저의 이야기이며, 세상의 모든 싹 난 감자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이야기입니다.
새로울 것 없는 글과 알록달록 유치찬란한 그림이 만났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그래, 나도 바삭하고 맛있게 살아보자.”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말들은 이상하게도 뻔하고 진부합니다.
꿈, 사랑, 행복, 노력, 쉼, 배려, 공감, 겸손과 비움.
새롭지도 세련되지도 않습니다. 엄마 잔소리에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들이기도 하지요.
저는 엄마 잔소리 같은 이 뻔하고 진부하며 소중한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맛있게 풀어내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