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집을 엮는다. 두려움과 설렘이 반반이다.
습작처럼, 일기처럼 묻어두었던 것들을, 가슴에 담아두었던 것들을 꺼내보니 일흔세 편이다.
혼자 부르는 노래였고, 내 잠 속의 많은 것들이다. 사는 법을 터득하며 생각한 것들이다. 늘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그래서 살면서 보이기 시작한 것들에 관한 나의 추적이다.
지금껏 계속되고 있는, 멀리 떨어져서 몰래 부르고 싶었던 노래의 일단이었기 때문에 이 시집이 생겨나는 가 싶다.
이왕이면 새로운 길을 밟고 많은 사람을 보았으면 하는 나의 단순과 어리석음에 다름 아닐 터이다. 나머지의 시들은 단상에 지나지 않는다.
단 한 사람을 위해서도 나는 혼자 부르는 노래를 계속할 작정이다.
2024년 봄
최정순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