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짐 모리슨이 사망하던 해에 태어났다. 랭보 사망 100주기이자 짐 모리슨 사망 20주기이던 1991년 당시 나는 스무살이었고, 불문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3학년생이었다. 랭보라는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십대 시절부터 랭보는 줄곧 내 삶의 한 부분을 지배했던 나의 우상이었다. 내가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도 랭보의 시를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어서였다.
짐 모리슨 기념의 해였던 91년 미국에서는 영화 도어스가 개봉됐다. 논란 끝에 이 영화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더 흐른 뒤였다. 그 시절 나의 주된 관심사는 팝음악이었다. 팝음악에 빠져 팝음악 잡지사 기자로 일하기도 했던 나는 짐 모리슨이 랭보의 작품에 심취했었다는 사실 때문에 짐 모리슨에게 특별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짐 모리슨에 대한 나의 특별한 관심은 영화 도어스로 인해 보다 더 커졌다.
다시 몇 개월이 흐르고 93년이 저물어갈 무렵 랭보와 짐 모리슨의 이름으로 제목이 엮인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됐다.
...19세기의 프랑스 시인, 그리고 그를 추앙했던 20세기 미국의 록가수, 그리고 이 둘을 숭배하고 추종하는 21세기의 젊은이들. 파울리 교수는 언뜻 불가해한 미스터리처럼 보이는 이 연결고리를 푸는 실마리를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 이양준(옮긴이)
한 권의 책을 번역할 때마다 그 책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고 등장인물에 몰입하고 공감하게 됩니다. 심슨 가족과 함께한 지난 몇 개월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의 희로애락에 어느새 함께 빠져들어서 같이 울고 웃고 분노하고 흥분하고 감격하고 동감했습니다. 정서적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개는 사람 사는 건 어디서나 다 똑같다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각 에피소드와 연관된 다양한 시대의 노래와 책, 영화와 연극, TV 드라마, 유명 인물 들이 등장하여 무척 흥미롭기도 했고, 추억에 젖어들기도 했습니다.
노랫말과 시를 원곡의 선율과 리듬, 원문의 운율과 내용을 살리면서도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작업은 늘 어렵습니다. 또한 욕설이나 비속어를 어떤 단어로 대체할지, 그리고 어느 선까지 표현해야 할지 판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읽는 분들의 양해와 함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때로는 찌질해 보이고 한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대견하고 위대하게 보였던 심슨 가족과 그들의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어느새 정이 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좋은 기회를 주신 월북에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