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하늘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바닥을 더 깊이 보지도 못했습니다
내게 견딜 수 있는 힘은
언제나 시詩 몇 조각이었지만
이 또한 실컷 써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걸어 온 길 되돌아보면
쓸쓸한 듯해도 살 만 했습니다
내게 시를 허락하신 하나님과
묵묵히 지켜봐 준 생명의 스승,
그리고 삶의 동지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나는 아직 바닥에 있습니다
2026년 여름
시흥 우거寓居에서 김윤환
모든 것이 미안하고
모든 것이 고마운
오후가 지나고 있다
흩뿌려진 내 말의 씨앗들
고를 겨를도 없이
또 다시 뱉고 보니
한층 다가오는 마음의 일몰
그냥
그리운 것들 그리워하고
서러운 것들 서러워하며
이 밤을 누려야겠다
그와 함께 새벽을 즐겨야겠다
2015년 말복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