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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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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오래된 오늘을 걷다>

아빠는 밥빠 그래서 나빠

시인이 표현한 것은 표현된 대상과의 간격을 좁혀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이것들은 가까워지기는커녕 언어의 한계 때문에 오히려 점점 사이가 멀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아니야 아니야 하게 되는데요. 바로 이런 아니야가 저에게 시를 쓰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표현과 대상과의 일치가 아니라 불일치가 제 시의 시작점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시인이라는 사람이 언어를 불신하고 시를 쓰려 하다니? 대상을 그리려는 노력들을 철저하게 방해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대상을 드러낼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은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인지 스스로 대답하지 못합니다. 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시가 무엇인지는 그 안에서 찾아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시라고 말하려면 시의 내부를 감싸고 있는 보다 많은 외부가 필요합니다. 맥락과 상황이지요. 작품 주변을 감싸고 있는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 속에서만 시가 된다고 해야 합니다. 시의 외부에 있는 맥락과 상황을 저는 <詩츄에이션>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구체적인 <詩츄에이션> 속에서 시로 실천되는 것을 저는 <詩로리얼리즘>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시가 되고 안 되고는 바로 이런 <詩스템>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에서 말한 것보다 더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시를 읽으려 하셨을 때 시의 꽃이 피어날 것입니다. 역시 제가 쓴 시도 독자들에게 다시 써지고 보다 아름답게 실천되길 진심으로 원합니다. 간단하게 말을 해야 하는데 지루한 글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첫 시집에 담은 내용을 소개해야겠습니다. 제1부는 <그림詩>입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과 시인의 언어가 일치되었을 때 참다운 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2부는 <조형詩>입니다. 시인이 표현한 것이 대상과 일치하지 않고 다를 수밖에 없단 생각에서 추상 조형물처럼 대상을 단순화시키거나 다른 표상으로 대체하려 했습니다. 제3부는 <이야기詩>입니다. 이미지만으로 쓴 시들이 읽을 땐 좋은데 다 읽고 나면 읽을 때 느꼈던 시상들이 휘발유처럼 증발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시에 이야기를 넣어 그런 단점을 극복해보려 했습니다. 제4부는 <사랑詩>입니다. 살면서 부대끼고 사랑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시에 담아보려 했습니다. 제5부는 <놀이詩>입니다. 시는 어떤 구체적인 <詩츄에이션>에서만 리얼리즘으로 재현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외부에 있는 규칙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들을 담아보려 했습니다. 제6부는 <사회詩>입니다. 시가 새롭게 읽히려면 외부에 있는 사회적 맥락도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권력에 <詩비>를 걸고 충돌할 수밖에 없는 <詩츄에이션>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보잘 것 없는 것들을 시집이 되어 나오도록 격려해주신 은사님이신 전상국, 최돈선 선생님 그리고 달아실출판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2년 8월 최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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