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역사에 대해 분노하기는 쉽지만, 냉정히 그 원인을 돌아보는 일은 간단하지가 않다. 왕비피살과 국왕피난이란 기막힌 사태가 조선의 한양에서 벌어진 것은 불과 100여 년 전이다. 이 책에서는 종래의 내쟁적인 시각을 벗어던지고, 그 원인을 국제관계라는 힘의 역학 속에서 구체적인 현장까지 추적하여 밝혀 보고자 하였다.
청일전쟁 이후 한국과 만주를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외교적 각축 속에 한국의 군사, 재정, 외교가 어떻게 파행을 겪고 있었는가, 그에 대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었는가를 주권자인 고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2002년 10월 22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