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여러 권의 평론집을 출간했지만 평소에 늘 나는 문학적 재능도 부족한 사람인데 많은 저서를 남긴다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책을 출간하지 않으려고 굳게 마음을 가졌는데 지면을 통해서 발표한 글들이 쌓여서 그냥 버리고 가기에는 나를 용서하지 않아 버릴 것은 버리고 추려서 『탐구探究와 비평의 실제實際』라는 제목을 달아서 출간하기로 했다.
나는 평론(비평)은 비록 학문은 아니지만 작품을 대면할 때는 탐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술지에 연구硏究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최명희의 소설 「혼불」과 박곤걸의 시가 너무 좋아서 분석한 연구 논문을 실었기 때문에 탐구探究라는 어휘를 빌려왔고, 그 외에 작품들은 지면을 통해서 발표한 작품 비평의 글들이다.
[머리말]
나는 수필가가 아니다. 문학평론가로서 등단하여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지만 문학적 재능은 그렇게 만족할 만한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는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신춘문예나 문예지를 통해 등단하여 재능을 발휘하는 우월優越한 사람들에 비하면 많이 왜소矮小한 편에 속한다고 하겠다.
평소에 수필을 읽을 때마다 너무 교과서 이론에 의존하여 쓴 경직된 작품이나 현란한 수사를 동원하여 화려한 문장을 뽐내는 작품에서는 도리어 감동이 줄어드는 느낌을 체험하기도 했다. 차라리 각종 전문직이나 소시민의 생활 속에서 겪은 경험을 글로 옮겨 놓은 작품에서 더 진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진솔한 마음, 삶의 편린片鱗을 담은 글을 쓰려고 나름대로는 노력해 보았다. 결과는 미지에 속하지만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정리하고 싶은 의욕에 수필집을 엮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