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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주혜

국적:아메리카 > 북아메리카 > 미국

출생:1987년, 인천

최근작
2025년 8월 <[큰글자도서] 밤새들의 도시>

[큰글자도서] 밤새들의 도시

내 모든 작품의 출발점은 언제나 마음이 아파오는 느낌이다. 갑작스러운 폭풍처럼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인생에 대한 어떤 통찰. 그 순간 나는 곧바로 그 이야기를 쓰게 될 거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종이 위로 그 감정을 쏟아내기 위한 경주가 시작된다. 그것은 결코 통제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마법이다. 고대 시인들을 사로잡았던 뮤즈의 선물처럼. 『밤새들의 도시』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2021년 봄, 당시 나의 편집자가 “다음 작품은 무엇을 쓸 거냐”고 물었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발레에 관한 소설”이라고 답했다. 간단한 개요를 공유했지만, 내 첫 소설을 발굴하고 응원해 준 편집자는 주저하는 눈치였다. “발레 소설은 대체로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나는 말했다. “저는 제가 상상한 그대로 이 작품을 쓸 겁니다. 그리고 만약 완성 원고로도 당신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그 결정도 기꺼이 받아들이겠어요.” (이 모든 일이 있었을 때는 아직 내 데뷔작 『작은 땅의 야수들』이 출간되기도 전이었다.) 그리하여 첫 책을 홍보하면서도 동시에 나는 이 발레 소설을 계속 썼다. 그리고 2022년 1월, 『밤새들의 도시』의 자료 조사를 위해 러시아로 가는 지원금을 받았다. 내 선택이 옳았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나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의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달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본토를 침공했고, 나는 모든 계획을 접어야 했다. 단순히 취재 여행뿐 아니라, 러시아를 주요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위험해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예술가와 그의 예술 사이의 사랑 이야기라는 내 구상을 믿고 있었다. 오히려 그 정치적 상황은, 예술이 국경을 초월하고 인간의 공통된 감각을 회복시키는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내 의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쓴 책마다 수익의 일부를 장기 비영리 파트너에게 기부해 왔다. 『밤새들의 도시』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욱 심각해진 아프리카의 식량 불안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했다. 현재 나는 카리타스 소말리아와 협력 중이다. 이 단체는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에서 긴급 구호, 지역 개발, 교육, 기후 변화 대응까지 종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대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이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물질적·비물질적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물론 초고를 쓰던 시점에는, 이 소설이 정말 출간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저 나를 움직이게 만든 그 아픈 감정 하나를 따라 썼을 뿐이다. 하지만 2023년 여름, 수많은 외부 변화에도 불구하고, 나의 편집자는 완성 원고를 읽고 그것을 사랑해 주었다. 그리고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은 또 하나의 축복이었다. 2024년 10월, 나는 마침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할 수 있었다. 첫 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로 톨스토이 문학상(야스나야 폴랴나상)을 수상하게 되어서였다. 시상식은 볼쇼이 극장에서 열렸고, 나는 무대 뒤 투어를 하며 내 소설 속 주인공 나탈리아 레오노바가 “혜성과도 같이” 춤추는 바로 그 공간을 밟을 수 있었다. 심사 위원들, 톨스토이의 후손들, 작가와 비평가 동료들이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실제로 러시아 예술계의 대다수는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 진짜 예술가라면 평화를 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밤새들의 도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다. 이 책은 나의 오랜 발레 사랑, 음악, 사랑과 욕망이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 등 많은 것을 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예술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을 읽어 주시는 여러분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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