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준이는 직장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일찍 세상에 나왔습니다. 태어나고 며칠 후 산후조리원 창 너머로 누워 있는 모습을 잠깐 만나고 육아휴직으로 우리 집에서 몸조리할 때 두 번째 만났습니다.
그 후 줄곧 친조부모 보살핌을 받다가 외할머니가 돌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일이 만만치 않기에 건강이 썩 좋지 않은 아내보다는 차라리 내가 보는 게 낫겠다 싶어 다니던 곳을 그만두고 돌보기로 했습니다. 민준이 엄마도 싫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민준이가 2019년 12월 1일 서울 강동성심병원에 감기로 입원했던 날부터 나와 민준이의 동거는 시작됐습니다. 엄마들의 육아처럼 할아버지가 하는 육아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고집 부리는 손자와 싸우기도 하고, 어르기도 하고, 때론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그렇게 동고동락하다 보니 정이 들었습니다.
계절이 변하고 어언 1년이 지났습니다. 커 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면서 무언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이 시작입니다.
행복이 무엇인가? 삶의 질이란 어떤 것인가? 모든 게 노력과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봅니다. 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요즘 활동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말에 적극 동조합니다.
이 글도 소일거리로 생각하며 붓 가는 대로 써 보았습니다.
부자 관계보다 조손 사이가 더 애틋하고 다정다감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전문가 아닌 백면서생이 처음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읽기 불편하신 점 있더라도 널리 이해바랍니다.
사랑하는 손자손녀와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지내시길 바라면서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