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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서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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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벌집과 꿀>

[세트] 조지 오웰 뒤에서 + 북펀드 굿즈 (렌티큘러 책갈피 세트)

그동안 ‘여성서사’에 해당하는 여러 작품을 번역해 왔지만 이토록 강렬하게 모든 감각을 파고드는 고통을 선사하는 작품은 처음이었다. 이 책은 남성 작가 조지 오웰과 후대 여성 작가 애나 펀더의 싸움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웰의 여러 전기 작가들과 아일린의 전기 작가 애나 펀더의 싸움, 공식화된 평가와 재평가의 싸움, 남성 예술가에 대한 맹목적인 추앙과 그 추앙 속에서 사라진 한 여성을 되살리려는 시도의 싸움에 가깝다. 우리는 그동안 진실을 사랑하고 소탈하고 양심적인 작가 조지 오웰에 대해 속속들이 많은 것을 알아왔으니, 이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과, 그 곁의 한 여성이 처해 있었던 실존적 조건 또한 알게 된다면 균형 잡힌 평가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나는 우리가 이 책을 오웰 한 사람을 규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을 만들어내는 구조의 교묘함과 견고함을 돌아보고 우리 자신이 타인에게 행할 수 있는 착취를 두려워하기 위해 읽었으면 한다. 그러자고 마음을 다해 제안하고 싶다.

노마드랜드

그러나 작업을 마칠 무렵, 내 머릿속에 더 강렬하게 새겨진 것은 어스십을 지을 땅을 언급하며 린다 메이가 했던 한마디였다. “거기서 혼자 지내게 되진 않을 거예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노마드랜드』가 ‘너는 혼자다’라는 메시지에 있는 힘껏 맞서 싸우기 위해 기획되고 쓰여진 이야기였음을 그제야 총체적으로 깨달았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든, 린다는 혼자 지내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자신이 길에서 만난 친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절대로 혼자 두지 않을 사람, 남을 착취하지 않고 남에게 착취당하지도 않으면서 사는 삶이 함께라면 가능할 거라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므로.

두루미 아내

CJ 하우저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 가능한 격의 없음이란 게 뭔지 정말이지 확실하게 보여 주는 사람. 소탈한 와인 바나 포장마차에 마주 앉아 밤새도록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 콧물을 닦아 주고, 가끔씩은 등짝도 퍽 때려 주고 싶은 사람. 넓은 의미에서의 오타쿠. 애매한 시작과 실패한 관계도 소중하다는 걸 아는 퀴어.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현실의 풍차를 향해 달려가다 또다시 고꾸라지는 낭만주의자. 하지만 마침내는 자신이 유일한 사랑이라 여겼던 극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을 놓아 주고 성숙해지고 싶어 하는 사람. (……) 무엇보다 그는 쉽게 잊기 힘들고 미워하기 힘든 익살꾼이다. 이 책을 옮기는 동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에 관해, 글쓰기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고, 확장되는 가족의 개념에 관해 즐거운 상상들을 할 수 있었다. 작가가 준 웃음에, 대담함과 사랑에 감사드린

블랙케이크

이만큼 매력적인 책을 만나면 몇 마디 말로 소개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까지 읽어 온 당신이라면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이 종이로 만들어진 책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거대한 하나의 블랙케이크에 가깝다는 것을. 초콜릿빛 문장들에서 묻어나는 첫 느낌은 짙고, 진하고, 강렬하고, 꾸덕꾸덕했다. 번역을 시작하고 나서는 여러 가지에 놀랐다. 이 케이크는 3단이었고, 단마다 식감과 맛이 달랐고, 무엇보다 만듦새가 호방하고 풍성했다. 3대에 걸쳐 내려오는 동시에 중국과 카리브해를 거쳐 런던과 캘리포니아와 이탈리아까지 넓어지는 서사의 규모와 에너지도 놀라웠지만, 이렇게 방대한 지리적・역사적 현실을 다루면서도 각 세대에 속한 개인들의 고유한 진실을 충실히 담아내는 작가의 시선 또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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