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는 해체를 허용하지 않는 유일한 책으로 남을 것이다. 이 소설은 한없이 어둡고 깊은 여성 감성의 우물을 탐색하고 길어 올리는 〈해부용 메스 끝으로 쓴 소설〉이며, 또한 〈문체만이 오로지 사물들을 보는 절대적인 방식이므로〉, 모든 사물에게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며 말들의 조합을 통해 평등을 일궈 낸, 직물 구조의 〈무에 관한 책, 지구가 무엇으로 지탱되지 않으면서 공중에 떠 있듯 문체의 내적 힘만으로 스스로 지탱되며 외부와의 연결점이 없는 책, 주제가 없거나 혹 그게 가능하다면 주제가 거의 보이지 않는 책〉이기 때문이다. 정교한 컨트롤의 마법으로 스스로 창조자가 된 문체 소설, 『마담 보바리』는 다면체의 만화경을 넘어 한 장의 만다라를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