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벗에게
나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산골에서 살았던 7년간의 어린 날들이, 내게는 가장 밝고 환한 날들이다. 동화 같은 날들이다.
2024년에 나는 얼굴과 목에 화상을 입고 바깥으로 나가는 대신, 나의 내면으로 걸어 들어가 시를 쓰고 동화를 썼다.
이 책에 들어 있는 동화는 모두 10편이다.
<고려소녀 강이> <나무대문 집> <토끼와 거북이의 두 번째 경주> <동안 만세, 노안 만만세!> <라벤더 심부름센터> 5편은 새로 쓰고,
<연꽃 열쇠> <아기도깨비 초롱이> <달의 아이들> <달의 아이들 2> <까만 병아리> 5편은 동시집에 부록으로 실은 것들이다.
첫 동화집이다.
어린 벗 하나가 축하를 해준다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 어린 벗은 트로트를 좋아하는데, 나는 배꼽 빠지게 웃었다.
열한 살짜리가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하고 노래하니 얼마나 귀엽겠는가!
어머니 아버지와
고향의 산골물과
사랑스러운 어린 벗들에게 이 책을 드린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산골 마을을 추억하며
2025년 여름 곽예
여기 묶은 글들은 총 서른세 편이다. 2007년 봄 ‘한겨레신문’에 실린 한 편과 2011년 봄부터 2018년 겨울까지 꼬박 8년을 문학계간지에 연재한 서른두 편이다. / 내가 쓴 글들은 거칠기 그지없는 글들이다. 그래도 서른세 편의 글 끝에 서툰 나의 시를 한 편씩 실었다. / 나 어릴 적 아버지는 호탕한 음성으로 ‘초한지’를 읽어주셨는데, 그 속의 ‘한신’이 그리 좋았던지 내 동생 중 하나는 그 이름을 물려받게 되었다. /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동네 책방에서 사서 오래 간직하고 있는 책들이다. 지금은 없는 ‘정음사’, ‘마당문고’, ‘삼중당문고’의 책들이다. / 어릴 적 꿈은 책방주인이 되는 거였다. 비록 지금 그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도서관만은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다. / 집에서 성벽길을 따라 숲길을 돌아 도서관 후문으로 가는 걸 좋아한다. 그 길에서 만나는 지렁이와 나무와 빗방울이 좋다. / 책을 통해 나에게 와준 모든 것들에게 감사한다. - 머리말
두 번째 동시조집이다. 시조를 통해 옛사람들의 삶에 대한 태도를 배우는 게 무척이나 좋았다. 어린이 시조를 읽고 나만의 동시조를 쓰면서, 아름다운 우리말과 동심의 세계를 느끼는 것이 또 무척이나 좋았다. 고맙게도 어린이와 함께 시대를 살고 일상생활을 하며, 자연과 생명에 대해 섬세하게 느끼고 있다. 요즘에는 길고 어렵고 영어 단어 섞인 시가 유행이다. 시뿐만 아니라 동화도 영어 단어투성이다. 그런 유행에 물들지 않고 시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있을까? 동시조도 시의 지평을 넓히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낼 수 있다. 시조의 형식이 리듬이 되고, 자유로움이 되고 아름다움이 된다. 동시조도 쉽고 재미있고 리듬감 있으며, 우리의 시대정신을 잘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변덕은 나의 힘』이 문학의 좋은 점을 다 갖추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 여기의 시대성과 주위를 돌아보는 역사적 사회적인 시선과 낯선 아름다움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옮긴다고는 할 수 있다. 2024년을 기록한 두 번째 동시조집을 - 놀랄 만큼 많이 내린 첫눈과 가족과 존경하는 분들 그리고 사랑스러운 어린 벗들에게 - 수줍은 마음으로 드린다. - <동시조의 세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