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품속
-제3시집을 내며
문운
고요를 벗 삼아 옛일을 회상하니
봉선화 터지듯 절로 나오는 시가
밤하늘 마주 보는 만고의 달
심미를 가려내는 일이 쉽기도 한데
구절마다 싹이 돋는 시심은
만개하여 과실을 맺고 나면
집산의 철새들 여운처럼
원로행역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일
고금은 시인에게 야행이 좋은가 보네
어머니 품속/ 고향 품속/ 자연의 품속/ 시의 품속
기다림, 외로움, 그리움, 서러움을 품고 살았던
정든 시의 가없는 품속에 잠들고 싶습니다.
2020년 9월
여항산자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