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 동안 멕시코, 러시아, 중국, 미국에 다녔다. 처으 멕시코 '탐피코 알로에 농장'에 도착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저 내 앞에 펼쳐진 생경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넓은 농장에 흩어져 일하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공기, 그곳에서 알로에와 하나가 된 사람들. 노동과 생산이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모습을 대변하는 얼굴들. 이들의 숭고한 노동이 수만 킬로미터 떨어져 흙 한 번 밟기 어려운 도시인들의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