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스멀스멀 송신증이 이는 날
검은 청빛 낯빛 고운 여우를 따라
집을 나선다. 건물이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도시를 빠져나간다.
뿌리를 보이며 춤을 추는
나무들이 만드는 시간의 숲을 지나
동굴 속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자를 바라본다. 여자는
돌아오지 않는 남자를 찾아 동굴을 나서고
바위산을 넘어, 뿌연 강을 건너
동굴과 멀어진다. 빌딩들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도시 한가운데
여자는 서 있다. 흠뻑 젖어
빙글빙글 서 있다. 검은 청빛 낯빛 고운 여우
응애응애 꼬리를 나풀대고 있는데…….
2019년 겨울 언저리
세상의 마루에서
이 책은 세종시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 이 지역의 풍부한 역사적 자료를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이 책의 제목에도 드러나듯이 『세종시 역사인물에서 만난 나의 멘토』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 이 지역의 역사와 인물을 이해함으로써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은 이 지역에 살았던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애국을 생각하고 생명존중 및 학문연구에 대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역사적 인물을 나의 멘토로 삼는다는 취지이다.
이 책은 『조선왕조실록』 속의 사실을 바탕으로 썼다.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풍부한 야사의 기록은 참고형식으로 넣었다.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승자들의 기록을 먼저 알고 야사의 이야기를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렇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