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에서 소재를 찾아보기로 했다. 현재의 수명을 팔십 년으로 잡는다면, 지금도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오십 년대 이전의 사람들은 벌거벗은 몸으로 밀려오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날 것 그대로 견뎌야 했던 참혹한 아픔들을 가슴속 깊이 흉터로 간직하고 있다.
이후 사람들은 동 시간대에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그네들이 겪어야 했던 혹독한 삶의 현장을 실감하지 못한다. 어느 집에 살게 되었든 그 집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 과정은 어떠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집이니까. 나라도 마찬가지다.
이 나라가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의 땅이니까. 그 시절 흉포한 삶들은 많은 형식으로 회자되어 왔고 앞으로도 이야기될 것이다. 그래도 계속 이야기 되어야 한다.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