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에게 내려진 ‘뇌전증’이란 병명은 참으로 낯설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된 오르필 시럽을 복용하며 발작은 호전되었지만, 더딘 발달을 위한 발달센터에서의 각종 치료수업은 3년 넘게 계속되었습니다. 언젠가 따라잡겠지 생각하며 담담하게 지내던 저는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졌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받은 발달검사에서 온유가 지적장애 중증진단을 받은 것입니다. 내 아이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온유를 비장애아이로 만들기 위해 다그쳤던 노력들이 부끄러워집니다. 온유는 언제나 밝고 당당한 아이였는데 저는 부끄러운 엄마이자 말로만 치료사였습니다. - 머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