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대리기사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를 기록한 글이다.
처음엔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투잡의 하나로 선택했던 대리운전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당한 노동과 대우에 저항하는 이동노동자의 경험체가 되었다. 가진 고객들의 갑질과 진상 손님들의 술주정에 며칠씩 몇 주씩 쉬었던 날도 있었지만 대한민국 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담기 위해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동료 대리기사와 대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었다. 우울한 세상과 착취당하는 노동 현실을 담담하게 펼쳐 보이려 했지만, 차분한 성찰보다 분노어린 시선이 글의 지배적인 감성이 된 것은 작가의 작은 그릇 때문임을 미리 밝힌다.
책의 제목인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대리기사가 노동자인가 자영업자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노동자도 아니고 자영업자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다”라는 자괴감 어린 어느 대리기사의 답변을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다. 또한 계엄령의 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권력자의 말에, 그날 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회로 몰려든 시민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일 것이라는 분노형 제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