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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이상해

출생:1960년, 대한민국 부산

최근작
2026년 4월 <자매의 책>

너의 심장을 쳐라

뮈세는 친구 에두아르 부셰에게 바친 시에서 이렇게 썼다. <자네는 라마르틴의 시를 읽고 이마를 치더군. …… 아, 자네 심장을 치게, 천재성이 거기 있으니. 연민, 고통, 사랑이 있는 곳도 거기라네.> 우리말로는 심장보다 가슴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그런데도 번역어로 심장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직접 이 책을 읽고 헤아려 보길 바란다.

등장인물 연구 일지

연산 능력을 대폭 늘리면 인공 지능이 어느 순간 질적 변화를 일으켜 놀라운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하니, 모를 일 아닌가! 그런데 또 궁금하다. 그럼, 그 양질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데? 우려스럽게도, 그 복잡한 회로 속에서 가공할 속도로 연산이 이루어지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인공 지능을 개발한 전문가들도 모른다고 한다. 모른다고? 그러다 인공 지능이 특이점을 지나 인간처럼 자율성을 갖춘다면? 만약 제어가 안 되고 폭주한다면? 이런 질문들이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래서 작가는 그 양질 전환의 순간에 인공 지능의 〈의식〉 속에서 일어날 법한 그 〈어떻게〉를 상상하고, 그 의식의 목소리를 소설로 구성한다.

비행선

피가 앙주에게 묻는다. 〈독서는 어떻게 해야 하죠?〉 앙주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비결은 없어. 그냥 펼쳐서 읽으면 돼.〉 〈읽어 봤을 테니 그냥 내용을 이야기해 주면 되잖아요.〉 〈독서는 남이 해줄 수 없는 거야.〉 삶도 독서와 다르지 않다. 직접 살면서 배우는 것이다. 젊음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을 들여 획득해야 하는 재능이다. 피의 표현에 따르면, 〈쓸데없는〉, 다시 말해 다른 것으로 환산되지 않는 활동을 하면서, 오로지 사는 즐거움을 위해 살면서 획득하는 것이다.

자매의 책

세상 모든 이야기는 가족사라는 말이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우주가 저토록 광활한데도 우리가 티끌만 한 지구에 모여 살듯이, 세상이 이토록 드넓은데도 우리 삶은 가족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족은 우리 삶의 뿌리다. 그런데 가족사는 대개 비극적이다. 이 또한 그럴 만하다. 눈과 귀만 열어도 지구촌에서 비극은 일상이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꾸역꾸역(꿋꿋하게) 살아가고, 그 삶의 의미를 더듬는다.(중략) 아멜리 노통브는 전작 『첫 번째 피』를 아버지에게 바쳤고, 이 작품을 트리스탄처럼 자신을 돌봐준 언니 쥘리에트에게 바친다. 그리고 앞으로 출간될(프랑스 현지에서는 2025년에 출간되었다) 후속작 『잘됐네Tant mieux』는 어머니에게 바칠 것이다. 세상 모든 이야기가 가족사라 해도,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책 한 권씩을 바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첫 번째 피

작가가 글쓰기를 통해 상실의 아픔을 준 존재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건 그리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멜리의 경우에는 위에서 말했듯 방식이 독특하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가 〈되어서〉, 다시 말해 일인칭 관점에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쓴다.『갈증』에서 예수에 빙의해 이미 실험한 바 있는 이 방식은, 열두 살 때 겪은 비극적 사건 이후로 죽음에 사로잡힌 작가가 사라진 존재와 나누려는 〈영적인 소통〉의 열망, 그리고 역설적으로 삶이 주는 쾌감에 대한 집착을 드러내는 장치로서 작동한다. 이러한 신비주의적 성향은 대개 검은색을 띠는 유머와 함께 작가의 작품 세계를 특징짓는 주요한 기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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