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의 이론이나 쓰기는 체계적으로 부족하다.
시와는 거리가 먼 금융업에 평생을 종사했다.
어쩌면 시를 독학으로 배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이 네 번째 시집으로 초고는 많이 썼지만
정작 활자화된 것은 천여 편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시를 쓸지 나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쓴 시들의 본령(本領)은 분명히 안다.
그것은 내가 살아온 어제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오늘을 함께 지내지 못한
소중한 이들에 대한 그리움이다.
나의 어머니께선 김치와 된장을 참 잘 담그셨다.
그 맛 또한 최고였다. 그런 어머니의 손맛을 전수받은
아내가 간 지 10여 년이 되었다. 나는 이 시집에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오직 가족을 위해 노동으로
헌신하신 아버지의 사진 앞에서,
흩어져 사는 애들을 생각하며,
독자와 나 스스로를 위해서
고된 시 쓰기를 계속할 것이다.
2024년 갑진년 연초
오래전 일이다.
습작 시절, 독립적으로 두 권의 시집을 낸 바 있다. 등단 후, 첫 번째 두 번째 책을 냈다.
그럼 이번이 세 번째가 되는 건가, 아니면 다섯 번째가 되는 건가?
시는 쓸수록 어렵다.
하긴 나의 감성을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그리 쉬우랴! 여기에 수록된 작품 대부분은
문학지나 단행본에 이미 발표했던 것들을 묶었다.
아내가 하늘나라에 간 지 올해로 육 년째다.
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혼자 사는 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는 자녀들과 외며느리에게 이 시집으로 고마움을 표한다.
또한 이 책을 발간하기까지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