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짧게 잡아 몇 만 년에 걸친 인간/동물의 분리의 역사를 사육이라는 개념으로 꿰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사육과 육식>은 사육이라는 간단한(?) 개념을 통해 인간/동물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는 야심찬 기획이다.
불리엣은 사육을 중심으로 전기사육시대(predomesticity), 사육시대(domesticity), 후기사육시대(postdomesticity)로 구분한다. 이것은 근대화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근대, 근대, 후기근대로 구획하는 것과 흡사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근대화 개념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이해관계에 바탕을 둔 것이며, 타자로서의 동물 자체는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 불리엣의 지적이다. - 임옥희(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