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은데 책까지 내는 것은 조금 마음에 걸린다. 단지 무엇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낼 수 있는 것일까? 만화는 그 역사가 긴 것에 비해, 예술적으로도 학문적으로도 아직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연구도 부족하고, 많이 나아졌다지만 아직은 인식도 낮은 편이다. 그런 무주공산에 책을 한 권 낸다는 것은 더욱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일진대, 결과물은 참으로 소박할 따름이다.
무궁무진한 만화들 중에서도 단지 일본만화에 범위를 국한시켰을 뿐 아니라 아직 불명확한 만화상의 장르 개념으로 작품들을 분류하느라 무리수도 두었다. 내게 참으로 많은 것을 준 만화에게 이 정도 책밖에 헌정하지 못한다는 게 미안하지만, 어디에선가는 시작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위안을 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