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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번역

이름:장호연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최근작
2025년 12월 <음악에 관한 몇 가지 생각>

유기농 선언

음식을 선택하는 행위가 사회를 바꾼다고?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유기농이 단순히 먹을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이웃과 후손과 더불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문제라는 것, 우리가 매일매일 먹는 음식을 선택하는 행위를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이 책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은 20세기 전반기 소비에트 사회와 예술을 다룬 역사서이자 제2차 세계대전 이야기이면서 쇼스타코비치의 간략한 전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전쟁 한복판에서 이 교향곡이 만들어지고 전달되고 연주되고 사람들에게 힘을 준 이야기가 있다. 인간의 본성이 시험받는 최고로 혹독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현실을 견디고 서로를 위로하고 승리의 희망을 품은 이야기다. 상반된 체제의 사람들이 음악으로 서로 이해하고 연대를 맺는 이야기다.

하늘의 모든 새들

이런 장르소설은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선사한다. 현실에 없는 모습을 어떻게든 구현해 보여주는 영상물과 달리 책은 이를 우리의 상상에 맡긴다. 새가 말하고 컴퓨터가 말하고 웜홀 발생기가 부서지는 장면을 독자 스스로 상상하며 읽어야 한다. 독서는 곧 독자에게 많은 상상의 자유와 여지가 부여되며, 이런 경험은 상상력을 키우는 훈련이 된다. 이렇게 쌓은 훈련의 과정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페러그린’과 통하는 면이 있다. 로런스의 침실 벽장 뒤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학습하고 성장해 마침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컴퓨터 말이다. 두 주인공이 페러그린과 말을 주고받는 대목은 어느 모로 보나 챗GPT를 떠올리게 한다. 페러그린이 기계적인 존재에서 감응적인 존재로 넘어가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있다. 바로 질문이다. 그 질문은 퍼트리샤가 어렸을 때 새에게서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다. 평생 그녀의 마음속에 수수께끼처럼 남은 그 질문이다. 그러므로 이 질문은 자연과 기계를 이어줄 뿐만 아니라 두 주인공을 이어준다. 이렇듯 좋은 질문은 존재—사람은 물론 컴퓨터도‐‐를 성장시킨다. 책도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좋은 질문을 던져 세상을 경험하고 스스로 깨닫도록 만든다. 이 책은 좋은 질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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